






알록달록 예술가, 리버형 ㅣ가족과 함께하는 웹사이트 ‘무지개샐러드’ 의 디자이너
(활동명 뜻풀이 : 리버형의 본명은 형가람. / 가람은 ’강’, '호수'의 옛말이다.)
여섯 살 무렵 엄마에게 뜨개질을 배운 뒤로 계속 무언가를 뜨고 있다.
아홉 살엔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열아홉 살엔 덴마크 호이스콜레(Højskole)로 떠났다.
꽤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짧고 간단하게 적는 방법은 아직 터득 중이다. 긴 이야기들은 블로그에 종종 적고, 일상은 사진에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.
못난이 감자와 울퉁불퉁 토마토를 애정하고, 실수로 모양이 우그러져 버린 내가 만든 유리 공예 작품을 좋아한다.
실수는 때로 더 창조적이고, 재미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.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의 것인, 진짜 기술. 시원섭섭하게도 실수는 하면 할수록 더 나은 것을 만든다. 이 투박함의 수량은 얼마 없기에, 최대한 잘 가지고 논다. 어렸을 때 처음 쓴 글씨와 그림체를 나중엔 따라 할 수도 없듯,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고 싶지 않아 지금의 불완전한 나를 즐기고, 그 후엔 조금 매끈해진 나를 즐기다, 빈틈이 생긴 나를 반기기로 했다.
고된 날도 있겠지만, *쓴맛도 사는 맛인걸!
*채현국 선생님 말씀 차용
- < 너의 곁에 숨어있는 작은 행복을 발견했으면 좋겠어. > 리버형(riverhyung), 2023
2020년에 그린 그림 <let’s be happy> 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.
덴마크 호이스콜레(højskole)에 있던 시절, 누군가의 행복을 이렇게 간절하게 바랄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한 사람이 있었다.
서로 좋아했음에도 그 마음이 더 깊게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는 행복이었다.
“I’m not a happy guy.” 나지막이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오래도록 가슴에 뭉근히 남았다.
그 후로 나의 행복보다 남의 행복을 조금 더 빌었던 것 같다. 어느 날 문득, 행복을 읊조릴 수 있길, 소중한 쪽지를 지갑에 고이 넣어 다니듯, 그를 위한 소망을 가슴에 넣어 다녔다.
2022년 12월, 코펜하겐. 2년 만에 만난 그의 집에 어쩌다 열흘 정도 머물게 되었다.
2년 전보다 더 재미난 대화를 나누었고, 조금 더 많이 웃었다. 같이 음식도 만들었는데, 특히 만두를 만든 날, 그는 "우리 코펜하겐에 만두가게를 내야 할까?" 하며 퍽 진지하고 유쾌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.
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떠나는 날, 일찍 출근해야 하는 그와 아침에 작별 인사를 하고 혼자 남은 나는 조용한 거실 식탁에 앉아 손바닥만 한 스케치북을 조심히 찢어 연필로 편지를 남겼다.
‘We can’t be happy all the time, but I hope many happy things happen to you.’
그리고 생각했다. 행복이 곁에 있을 때, 크든 작든 그걸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어쩌면 진정으로 그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것이고,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. 그래서 이번엔 행복을 빌지 않고 건강을 빌었다.
이 글을 쓰는 지금은, 모두가 건강한 사람이 되어 곁에 숨어있는 작은 행복을 잘 찾아냈으면 좋겠다.
작품 설명
평면이었던 말과 마음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나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걸 느낀 적이 있다. 그 순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보고 싶었다. 평면인 주전자에서 내려오는 것도 마음, 입체적인 컵도 마음을 의미하지만, 또 다르게 해석하는 것도 언제든 환영이다.
컵과 주전자는 철사를 이용해 만들었고, 폭신한 입체를 표현하기 위해 컵 내부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엄마의 목화솜을 사용했다.
마음 라떼 컵 : 누군가의 소망이 담기는 누군가의 마음. 포근함이 시각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. (자신에게 보내는 소망일 수도 있다. 해석하기 나름.)
주전자 : 건강하길 바란다는 마음 속에 담긴 많은 감정이 담긴 따뜻한 차. 특히 긍정과 소망, 그리고 다정한 위로와 사랑이 담겨 있는 걸 상상했다. (그리고 내 마음!)
행복해지자 : let’s be happy : 당시 코로나가 덴마크에도 퍼지기 시작했고, 모든 덴마크 학생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. 인터내셔널 학생들은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그날을 기다리며 학교에 머물렀다. Art class를 사용할 수 있었던 난 그를 떠올리며 이 그림을 그렸다. 사실 그리던 당시 나도 큰 좌절감과 우울에 빠져있었는데, 나보다 그를 더 챙기고 싶은 만큼 더 소중했었나 보다.
English ver.
The story begins with <let's be happy>, which was drawn in 2020.
When I was in Hoiscole, Denmark, someone made me think that I could hope for someone's happiness so desperately.
Happiness was the reason why the heart could not be deeply connected even though they liked each other.
"I'm not a happy guy." This word, which came out from him, lingered in his heart for a long time.
After that, I think I prayed for other people's happiness a little more than my happiness. And I hoped one day he could recite that "I'm happy." as if I were carrying a sweet note in my wallet, I had my hope for him in my heart.
December 2022, Copenhagen. I happened to stay at his house for about 10 days after two years.
We had a more interesting conversation than two years ago and laughed a little more. We cooked together, especially on the day we made Mandu (dumplings), he said, "Should we open a dumpling restaurant in Copenhagen?" He also made a serious and jolly face.
On my last day, He had to go to work early so we said goodbye in the morning, after that, I sat alone at the quiet living room table and carefully tore a palm-sized sketchbook and left a small letter.
‘We can’t be happy all the time, but I hope many happy things happen to you.’
And I thought. I should wish you become a healthy person, then you can feel and catch it when happiness is around you even though big or small. I guess it's wishing for the person's happiness and cheering for future life. So this time, I wished for health.
And now that I'm writing this, I hope all of you become healthy people and find the little happiness hidden around you well.
I have felt a three-dimensional change after a person's flat words were conveyed to someone. I wanted to visualize the moment. Coming down from a flat kettle means a heart and a three-dimensional cup also means a heart, but I'm always welcome to interpret it differently.
The cups and kettles were made of wire, and I wanted to express a fluffy three-dimensional effect, so I used cotton wool.
낙양모사 홈페이지에서 구경하기.
알록달록 예술가, 리버형 ㅣ가족과 함께하는 웹사이트 ‘무지개샐러드’ 의 디자이너
(활동명 뜻풀이 : 리버형의 본명은 형가람. / 가람은 ’강’, '호수'의 옛말이다.)
여섯 살 무렵 엄마에게 뜨개질을 배운 뒤로 계속 무언가를 뜨고 있다.
아홉 살엔 홈스쿨링을 시작했고 열아홉 살엔 덴마크 호이스콜레(Højskole)로 떠났다.
꽤 파란만장한 인생 스토리를 짧고 간단하게 적는 방법은 아직 터득 중이다. 긴 이야기들은 블로그에 종종 적고, 일상은 사진에 담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있다.
못난이 감자와 울퉁불퉁 토마토를 애정하고, 실수로 모양이 우그러져 버린 내가 만든 유리 공예 작품을 좋아한다.
실수는 때로 더 창조적이고, 재미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하나의 기술이라고 생각한다.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나의 것인, 진짜 기술. 시원섭섭하게도 실수는 하면 할수록 더 나은 것을 만든다. 이 투박함의 수량은 얼마 없기에, 최대한 잘 가지고 논다. 어렸을 때 처음 쓴 글씨와 그림체를 나중엔 따라 할 수도 없듯, 시간이 지난 뒤 후회하고 싶지 않아 지금의 불완전한 나를 즐기고, 그 후엔 조금 매끈해진 나를 즐기다, 빈틈이 생긴 나를 반기기로 했다.
고된 날도 있겠지만, *쓴맛도 사는 맛인걸!
*채현국 선생님 말씀 차용
2020년에 그린 그림 <let’s be happy> 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.
덴마크 호이스콜레(højskole)에 있던 시절, 누군가의 행복을 이렇게 간절하게 바랄 수 있구나 싶은 생각을 들게 한 사람이 있었다.
서로 좋아했음에도 그 마음이 더 깊게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는 행복이었다.
“I’m not a happy guy.” 나지막이 그의 입에서 나온 이 말은 오래도록 가슴에 뭉근히 남았다.
그 후로 나의 행복보다 남의 행복을 조금 더 빌었던 것 같다. 어느 날 문득, 행복을 읊조릴 수 있길, 소중한 쪽지를 지갑에 고이 넣어 다니듯, 그를 위한 소망을 가슴에 넣어 다녔다.
2022년 12월, 코펜하겐. 2년 만에 만난 그의 집에 어쩌다 열흘 정도 머물게 되었다.
2년 전보다 더 재미난 대화를 나누었고, 조금 더 많이 웃었다. 같이 음식도 만들었는데, 특히 만두를 만든 날, 그는 "우리 코펜하겐에 만두가게를 내야 할까?" 하며 퍽 진지하고 유쾌한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.
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떠나는 날, 일찍 출근해야 하는 그와 아침에 작별 인사를 하고 혼자 남은 나는 조용한 거실 식탁에 앉아 손바닥만 한 스케치북을 조심히 찢어 연필로 편지를 남겼다.
‘We can’t be happy all the time, but I hope many happy things happen to you.’
그리고 생각했다. 행복이 곁에 있을 때, 크든 작든 그걸 느낄 수 있는 건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게 어쩌면 진정으로 그 사람의 행복을 비는 것이고, 앞으로의 삶을 응원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. 그래서 이번엔 행복을 빌지 않고 건강을 빌었다.
이 글을 쓰는 지금은, 모두가 건강한 사람이 되어 곁에 숨어있는 작은 행복을 잘 찾아냈으면 좋겠다.
작품 설명
평면이었던 말과 마음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나면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걸 느낀 적이 있다. 그 순간을 시각적으로 나타내보고 싶었다. 평면인 주전자에서 내려오는 것도 마음, 입체적인 컵도 마음을 의미하지만, 또 다르게 해석하는 것도 언제든 환영이다.
컵과 주전자는 철사를 이용해 만들었고, 폭신한 입체를 표현하기 위해 컵 내부에 오랫동안 가지고 있던 엄마의 목화솜을 사용했다.
마음 라떼 컵 : 누군가의 소망이 담기는 누군가의 마음. 포근함이 시각적으로 보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. (자신에게 보내는 소망일 수도 있다. 해석하기 나름.)
주전자 : 건강하길 바란다는 마음 속에 담긴 많은 감정이 담긴 따뜻한 차. 특히 긍정과 소망, 그리고 다정한 위로와 사랑이 담겨 있는 걸 상상했다. (그리고 내 마음!)
행복해지자 : let’s be happy : 당시 코로나가 덴마크에도 퍼지기 시작했고, 모든 덴마크 학생은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. 인터내셔널 학생들은 언제 다시 열릴지 모르는 그날을 기다리며 학교에 머물렀다. Art class를 사용할 수 있었던 난 그를 떠올리며 이 그림을 그렸다. 사실 그리던 당시 나도 큰 좌절감과 우울에 빠져있었는데, 나보다 그를 더 챙기고 싶은 만큼 더 소중했었나 보다.
English ver.
The story begins with <let's be happy>, which was drawn in 2020.
When I was in Hoiscole, Denmark, someone made me think that I could hope for someone's happiness so desperately.
Happiness was the reason why the heart could not be deeply connected even though they liked each other.
"I'm not a happy guy." This word, which came out from him, lingered in his heart for a long time.
After that, I think I prayed for other people's happiness a little more than my happiness. And I hoped one day he could recite that "I'm happy." as if I were carrying a sweet note in my wallet, I had my hope for him in my heart.
December 2022, Copenhagen. I happened to stay at his house for about 10 days after two years.
We had a more interesting conversation than two years ago and laughed a little more. We cooked together, especially on the day we made Mandu (dumplings), he said, "Should we open a dumpling restaurant in Copenhagen?" He also made a serious and jolly face.
On my last day, He had to go to work early so we said goodbye in the morning, after that, I sat alone at the quiet living room table and carefully tore a palm-sized sketchbook and left a small letter.
‘We can’t be happy all the time, but I hope many happy things happen to you.’
And I thought. I should wish you become a healthy person, then you can feel and catch it when happiness is around you even though big or small. I guess it's wishing for the person's happiness and cheering for future life. So this time, I wished for health.
And now that I'm writing this, I hope all of you become healthy people and find the little happiness hidden around you well.
I have felt a three-dimensional change after a person's flat words were conveyed to someone. I wanted to visualize the moment. Coming down from a flat kettle means a heart and a three-dimensional cup also means a heart, but I'm always welcome to interpret it differently.
The cups and kettles were made of wire, and I wanted to express a fluffy three-dimensional effect, so I used cotton wool.
낙양모사 홈페이지에서 구경하기.